228명 사망한 항공 사고...17년 만에 에어프랑스·에어버스 과실치사 유죄

바다에 떠 있는 비행기 잔해를 수거하는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소피아 페레이라 산토스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에어 프랑스와 에어버스가 228명의 사망자를 냈던 2009년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17년 만인 지난 21일(현지시간)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리 고등법원은 2009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AF447편이 대서양에 추락한 사고에 대해 해당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사가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고 항공기는 폭풍우 속에서 실속 상태에 빠지며 바다에 추락했고, 이로 인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2023년 4월 열린 1심 재판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8주간 진행된 항소심에서 고등법원은 이를 뒤집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두 회사 모두 혐의를 부인하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사고 항공기는 11580m 상공에서 대서양으로 추락했고, 승무원 12명과 승객 21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는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항공 사고로 기록된다.

여객기 잔해는 1만㎢에 달하는 해저를 샅샅이 수색한 끝에 발견됐으나, 비행기록장치는 수개월간의 심해 수색 끝에 2011년에야 회수됐다.

한편 희생자 유족들은 이날 판결을 지켜보고자 법원에 모였다. 프랑스, 브라질, 독일 출신이 대부분이다.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사는 각각 22만5000유로(약 3억9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일부 유가족은 상징적인 처벌에 불과한 금액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해당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이자 'AF447 희생자 협회' 회장인 다니엘 래미는 이날 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며 사법 시스템이 "마침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집단적 비극에 직면한 유족들의 고통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해당 기업들의 평판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검사는 최종 논고에서 "근거 없는 논리를 내세우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치는" 등, 이 기업들의 행태가 "용납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제비 228마리 그림과 함께 희생자들의 이름과 20개 언어로 된 추모 글귀가 새겨진 기념비

사진 출처, Universal Images Group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추락 사고 1년 후, 파리에는 희생자 228명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졌다

추락 사고 이후 남아메리카 해안에서 약 1127km 떨어진 대서양 한가운데서 복잡한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초기 수색 과정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사고 조사를, 브라질 측이 시신 수습을 맡았다. 수색 시작 후 26일 동안 시신 51구가 수습됐으며, 대부분 여전히 좌석 안전벨트를 맨 상태였다.

2019년 BBC 브라질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유족은 사고 발생 후 2년이 지나서야 아들의 유해를 매장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의 아들이자, 당시 40세의 엔지니어였던 넬슨 마리뉴 필류는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던 사고 여객기를 거의 놓칠 뻔했다. 에어 프랑스 측에 따르면 그는 가장 마지막으로 탑승한 승객이었다.

탑승객들은 총 33개국 출신으로, 프랑스인 61명, 브라질인 58명, 독일인 26명, 미국인 2명, 영국인 5명, 아일랜드인 3명 등이다. 한국인 사망자도 1명 있다.

사망한 한국인은 한국 선박회사인 '장금상선'의 베트남 법인장인 구학림씨로, 브라질로 출장을 떠났다가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영국인 사망자 중에는 잉글랜드 브리스톨 출신의 11세 알렉산더 비조로이도 있다. 소년은 브라질에서 방학을 보낸 후 프랑스를 경유해 영국으로 귀국하던 길이었다.

아일랜드 출신 희생자 3명은 모두 여성으로, 다운주 출신의 에이트니 월스, 더블린주 출신의 제인 데이지, 티퍼레리주 출신의 에이슬링 버틀러이다. 세 여성 모두 의사로, 당시 브라질에서 휴가를 마치고 귀국하던 길이었다.

구 브라질 제국의 왕자였던 페드루 루이스 지 오를레앙스이브라간사 또한 이번 사고로 26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승객 216명은 남성 126명, 여성 82명, 어린이 7명, 유아 1명이었으며, 승무원은 브라질인 1명과 프랑스인 11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2012년 프랑스 조사 당국은 항공기 센서의 기술적 결함과 조종사들의 대처 실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체가 추락했다고 결론지었다.

조종사들은 속도 측정계의 잘못된 수치로 인해 혼란스러워했고, 기체가 실속 상태에 빠졌을 때 기수를 아래로 내리는 대신 위로 향하게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사고 이후 조종사 훈련 체계가 개선되고, 속도 측정계도 교체됐다.

사고 당시 에어 프랑스의 성명에 따르면 해당 기장은 비행시간 약 1만1000시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동일 기종 운항 시간도 1700시간에 달했다.

해당 항공기는 2009년 4월 16일 마지막 정기 점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